"그때 왜 그랬을까"
문득 이 문장이 떠오르면 그 즉시 심장 언저리가 아려온다. 마음이 아픈 게 어떻게 이토록 생생하게 몸으로 느껴지는 건지 신기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아 너무 속상하다"를 입밖으로 조용히 내뱉는다.
"속상해. 정말 속상하다. 마음이 아파."
소리 내어 말하다보면 조금은 괜찮아지는 것도 같다.
"어쩔 수 없지" 일부러 더 크게 말해본다.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는데, 내 마음은 비에 젖은 신발처럼 여전히 눅눅하다.
처음 통화했을 때가 떠오른다. 내가 첫 눈에 반했던 건 너의 얼굴이었나, 아니면 목소리였던가.
내 말 한마디 한마디를 귀담아 듣던 네 모습이
이제는 비오는 창 밖 풍경처럼 흐리게 그리고 또 멀게만 느껴진다.
우린 거의 매일 저녁을 함께 먹었다.
양배추와 달걀, 숙주를 후라이팬에 찌듯이 요리한 것을 오코노미야끼라며 내놓던 나를 보고 너는 참 맛있게도 먹어주었다.
한동안 냉동 블루베리에 꽂혔던 때에는 냉동실에 항상 2kg짜리 봉지가 들어차 있었고, 우리는 늘 입술을 파랗게 물들인 채 밤을 맞이했다.
그 좁은 방에서 우린 늘 웃었는데, 난 그때 왜 그리 미래를 불안해했을까.
집이 없어서, 혹은 차가 없어서였을까.
아니면 양아치같다고 생각했던 네 친구들이 문제였을까.
아니, 어쩌면 그건 사랑이 아니었던 걸까.
나의 조용한 하루에 너는 불쑥 불쑥 끼어든다.
그럴 때면 "그때 내가 이랬더라면 어땠을까"하는 부질없는 후회로 목구멍이 답답해진다.
그래서 지금 나는 그때보다 행복해졌나.
결국 다시 한 번 "어쩔 수 없지" 하고 소리 내어 본다.
'10년 뒤에도, 20년 뒤에도 단칸방에서 행복하게 살긴 어려웠을 거야.' 내 스스로를 위로하며 마음 한구석에 드리운 그림자를 애써 모른 척한다.
아, 나란 사람은 얼마나 이기적이고 이중적인가.
제미나이가 내 글을 보고 만든 이미지인데 진짜 너무 마음에 안든다.ㅋㅋ

'가벼운 생각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산문] 파란 밤. (0) | 2026.03.20 |
|---|---|
| [인문학] 중력과 은총 - 시몬 베유 (Simone Weil) (0) | 2026.03.10 |
| [AI] 직업(Job)과 작업(Task)의 차이. (0) | 2025.12.11 |